글: 성한호 (은퇴 후 생활 설계)
1. 힘들다고 말하기 어려운 시대, 먼저 던져볼 질문 하나
“요즘,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이 질문에 선뜻 “행복하다”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50~70대는 은퇴, 자녀 독립, 건강 문제, 경제적 부담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 쉽습니다.
더 큰 문제는 마음이 힘들어도 꾹 참는 사회 분위기입니다. “나 약해 보일까 봐”, “가족이 걱정할까 봐”, “정신과 갔다고 소문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나 힘들다”는 한마디를 미루다 미루다 위험한 지경까지 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언론에서는 “극단적 선택의 70~80%가 우울증 영향”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2026년 8월 22일 현재 기준으로 이런 수치는 국내 공식 통계에서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의 자살예방 대책 자료를 보면, 자해·자살 시도 이유 중 ‘우울 등 정신적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왜 많은 분이 집과 그 주변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까요? 통계로 정확한 비율이 제시되진 않았지만, 가장 익숙한 공간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고립감을 느끼는 곳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익숙한 집 안에서 홀로 괴로움과 싸우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남겨진 가족은 평생 “자살자의 가족”이라는 보이지 않는 주홍글씨를 떠안게 됩니다.
이 글은 공포를 조장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울증은 막을 수 있고, 행복은 조금씩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50~70대 시기에 맞춰 현실적으로 정리해 보려 합니다.
2. 한눈에 보는 핵심 요약
- 우울증은 의지박약이 아니라 치료 가능한 질환입니다. 조기 발견과 상담·치료 참여가 가장 중요한 1차 예방 수단입니다.
- 국가건강검진에 우울증 선별검사(PHQ-9)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35세 이상은 10년 주기지만, 정부는 정신건강검진을 2년 주기로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 우울 증상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등의 공적 지원을 통해 상담비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수면·식사·활동 리듬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우울증 예방과 행복감에 큰 도움이 됩니다.
- 가족·지인과의 지지적 관계, “괜찮니?”라고 먼저 물어봐 주는 한 사람이 우울증·자살 예방에 가장 큰 안전망이 됩니다. 정부도 ‘괜찮니 캠페인’ 등을 통해 이런 문화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 규칙적인 운동, 의미 있는 활동, 작은 봉사는 우울증 재발을 줄이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 반복해서 효과가 입증된 방법입니다.
- “나 힘들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예방의 절반은 시작됩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전화, 지역병원 등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3. 우울증, ‘마음의 감기’ 그 이상입니다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감기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할 질환입니다. 감기는 대개 며칠이면 괜찮아지지만, 우울증은 아무 조치 없이 방치하면 몇 달, 몇 년을 끌면서 삶 전체를 흔들 수 있습니다.
1) 우울감과 우울증의 차이
- 우울감: 슬프고 의욕이 떨어지는 감정 상태가 며칠 이어지다가도, 즐거운 일을 하면 기분이 어느 정도 회복됩니다.
- 우울증: 슬픔, 무기력, 흥미 상실 등이 거의 매일, 최소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식사, 수면, 대인관계, 직장·가사 기능 등)에 뚜렷한 지장이 생깁니다.
특히 50~70대에서는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면서도 검사하면 뚜렷한 원인이 안 나오는 경우
- 옛날 이야기는 잘하지만, 최근 일에는 관심이 거의 없어지는 경우
- 예전에는 좋아하던 취미나 동호회를 갑자기 그만두고 집에만 있으려는 경우
- “내가 없어지는 게 가족에게 더 편할 거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우
2) 50~70대에게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
- 역할의 변화: 은퇴, 자녀 독립, 부모 부양 종료 등으로 평생 해 오던 역할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나는 이제 쓸모 없다”는 허무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건강·통증 문제: 만성질환, 통증, 수면장애는 우울증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 경제적 압박: 노후자금, 자녀 문제, 주거비 등 경제 스트레스는 대표적인 우울 유발 요인입니다.
- 사회적 고립: 직장이나 사업을 그만두고 나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고, 집과 그 주변이 생활의 거의 전부가 되기 쉽습니다.
이처럼 여러 위험요인이 겹치는 시기가 바로 50~70대입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미리 알고, 작은 신호 단계에서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4. 숫자로 보는 우리의 정신건강과 행복
통계청 통계플러스 등 공식 분석을 보면, 한국은 기대수명, 소득 수준은 높지만 “삶의 만족도, 행복감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행복 점수도 높게 나타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행복지수는 보통 0~10 또는 1~10점으로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십니까?”를 묻고, 응답자의 평균점을 구하는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 국민 행복지수(단순형) = 응답자별 행복점수 합계 ÷ 응답자 수
이 숫자는 개인을 평가하는 점수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행복지수가 낮다고 해서, 내가 잘못 살아온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마음 건강을 더 돌봐야 할 시기”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PHQ-9: 국가검진에 포함된 우울 선별검사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에는 PHQ-9(간이 우울증 선별검사)라는 도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9개 문항, 각 문항 0~3점
- 총점 = 9개 문항 점수 합계 (0~27점)
- 10점 이상: 중등도 이상의 우울 가능성이 있어, 상담·치료를 권고하는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9개 문항 중 5개에 2점, 나머지 4개에 1점을 선택했다면,
총점 = 5×2 + 4×1 = 10 + 4 = 14점 으로, 10점 이상이므로 전문적인 상담·평가가 권장되는 수준입니다. (이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예시일 뿐, 실제 진단은 반드시 전문가가 내립니다.)
현재(2026년 8월 기준) 정신건강검진 주기는 다음과 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 20~34세: 2년 주기 우울증 선별검사
- 35세 이상: 10년 주기 우울증 선별검사 (일반건강검진 내에 포함)
한편, 정부는 제5차 자살예방계획에서 정신건강검진을 2년 주기로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대상은 추후 국민건강보험공단·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합니다.
5. 우울 신호를 스스로 체크하는 방법
다음은 많은 공공자료와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언급하는, 대표적인 우울 신호들입니다. 하나하나 기억해 두셨다가, 자신과 가족에게 “점검표”처럼 가볍게 적용해 보셔도 좋습니다.
1) 감정·생각의 변화
- 거의 매일 기분이 가라앉아 있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 예전에 즐겁던 일이 지금은 거의 즐겁지 않다.
- 자신이 쓸모없고, 가치 없다고 느껴진다.
- 사소한 실수에도 지나치게 자신을 탓한다.
- “차라리 내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스친다.
2) 몸의 변화
- 잠이 잘 오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잔다.
- 식욕이 뚝 떨어지거나, 반대로 과식이 잦다.
- 두통, 소화불량, 온몸의 통증이 잦지만 뚜렷한 원인이 안 나온다.
- 평소보다 쉽게 피곤해지고, 힘이 없다.
3) 행동의 변화
- 사람 만나는 것이 귀찮고, 약속을 자꾸 취소한다.
- 집 안 정리, 씻기, 옷 갈아입기 등 기본적인 일도 귀찮아진다.
- TV, 스마트폰, 술에만 매달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 평소와 다르게 화를 잘 내거나, 사소한 일에도 폭발한다.
이런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상담이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6. 우울증을 예방하고 행복지수를 높이는 4단계 생활 습관
우울증 예방과 행복 증진은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실천”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단계: 생활 리듬부터 바로잡기 (수면·식사·활동)
- 수면: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낮잠은 30분 이내로 제한하기.
- 식사: 하루 2~3번 규칙적으로, 과음·과식을 피하고, 채소·단백질을 골고루 먹기.
- 활동: 하루 중 외출 또는 가벼운 집안일·취미 활동 시간을 정해서 실천하기.
생활 리듬이 무너지면, 우울·불안·통증이 모두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리듬은 우울증 예방의 기본이자, 가장 강력한 “무료 약”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2단계: 혼자 있지 않기 – 관계의 안전망 만들기
- 주 1회 이상은 친구·가족과 대면 또는 통화로 안부 나누기.
- 동네 복지관, 성당·교회·사찰, 취미 동호회 등 정기적으로 나가는 모임을 하나 이상 만들기.
- 배우자·자녀·친구에게 “요즘 나 이렇게 느낀다”고 솔직히 말해보기.
- 상대가 힘들어 보이면 “요즘 좀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니?”라고 조심스럽게 먼저 물어보기.
보건복지부의 ‘괜찮니 캠페인’에서도 강조하듯, 이런 짧은 안부가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끈이 될 수 있습니다.
3단계: 몸을 움직여 뇌를 깨우기
많은 연구에서 규칙적인 운동이 우울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50~70대라면 다음과 같이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 하루 20~30분,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동네 한 바퀴 걷기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한 층 더 오르기
- TV 보면서 간단한 스트레칭, 앉았다 일어나기 10~20회
- 주 1~2회 정도 가벼운 등산, 공원 산책
처음부터 운동량을 크게 늘리기보다, “매일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를 목표로 삼으시면 좋습니다.
4단계: 의미 있는 일 만들기 – 행복지수의 핵심
행복은 단순히 기분이 좋은 상태가 아니라, “내 삶이 의미 있다”는 감각과 깊이 연결됩니다. 50~70대에게 추천드리는 의미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취미를 배우기 (악기, 그림, 글쓰기, 사진 등)
- 지역 복지관·주민센터의 봉사 프로그램 찾아 참여하기
- 손주 돌봄, 후배 멘토링, 공부방 자원봉사 등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활동 찾기
- 매일 감사한 일 3가지를 적어보는 “감사 일기” 쓰기
통계청 행복 관련 분석에서도, 사회적 관계와 의미 있는 활동이 행복감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7. 혼자 버티지 말고, 제도와 전문가를 이용하기
우리 사회는 예전보다 마음 건강에 대한 공적 지원을 많이 준비해 두었습니다. 다만 잘 몰라서, 또는 편견 때문에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 국가건강검진의 우울증 선별검사 활용하기
- 일반건강검진을 할 때, 함께 시행되는 우울증 선별검사(PHQ-9)를 적극적으로 받으십시오.
- 점수가 높게 나왔다면, “내가 약하다”는 뜻이 아니라 “조금 더 살펴보자”는 경고등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검진 후 의료진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권하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연계 상담을 받아보십시오.
정부 정책 브리핑에 따르면, 동네 병원에서 우울 선별검사 후 정신건강복지센터·정신과로 연계하면 건강보험 수가를 지원하는 등, 조기 연계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2)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사업은 우울증 선별검사에서 일정 점수(예: PHQ-9 10점 이상)가 나온 분 등에게 전문 심리상담 비용을 바우처(이용권) 형태로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 대상 및 지원 내용은 지자체·연도별로 다를 수 있으므로,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또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문의해 최신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 본인 부담이 전혀 없을 수도 있고, 일부만 내고 나머지를 지원받는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3)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 정책 자료와 보건복지부 보도자료를 보면, 각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 지역 주민 누구나를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상담
- 우울·불안 선별검사, 자살위기 개입
- 우울증·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의 사례관리
- 자살 시도자·유족에 대한 사후관리와 상담 지원
대부분의 센터는 전화 또는 방문 상담이 가능하며,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인 위치와 이용 방법은 거주지 시·군·구청 또는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 권리입니다
보건복지부의 자살 예방 홍보 자료에서도, 서로 “괜찮니?”를 묻고 힘든 마음을 말하는 문화를 국가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습니다. “나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제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장치는 없습니다.
물론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낙인·편견은 여전히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가족과 가까운 지인, 그리고 전문기관에서는 “편견 없는 경청자”가 되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8. 우울증 예방·행복지수 높이기 요약표
| 영역 |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 도움이 되는 공적 서비스 |
|---|---|---|
| 조기 발견 | 올해 국가건강검진에서 우울 선별검사(PHQ-9)를 꼭 받겠다고 일정에 적어둔다. | 국가건강검진 정신건강검사 |
| 전문 상담 | “요즘 내가 좀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동네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병원에 한 번 전화해 본다. |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
| 생활 리듬 | 오늘부터 1주일간,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을 실천해 본다. | 보건소·복지관 건강 프로그램 |
| 관계 |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 한 명에게 안부 전화를 건다. | 노인복지관, 주민센터 모임 |
| 의미 활동 | 감사한 일 3가지를 노트에 적어보거나, 관심 있는 봉사활동을 한 가지 찾아본다. | 드림스타트 등 지역사회 프로그램 |
(표의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거주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9. 실제 예시: 62세 퇴직자의 마음 회복 과정 (가상 사례)
다음 이야기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개인을 특정하지 않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입니다.
① “나만 뒤처진 것 같다” – 시작은 작은 비교에서
62세에 퇴직한 A씨는 처음에는 “이제 좀 쉬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자, 동창 모임에서 여전히 현역인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만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에서는 TV만 보고, 말수도 줄었습니다.
② 가족은 변화가 보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아내는 “요즘 당신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며 걱정했지만, A씨는 “괜찮아, 나도 나름 생각이 있어”라며 대화를 피했습니다. 그러던 중 건강검진 안내문이 집으로 왔고, 아내가 “이번엔 꼭 같이 받자”고 제안했습니다.
③ 국가건강검진의 우울 선별검사에서 ‘중등도 우울’
검진에서 시행한 PHQ-9에서 A씨는 “잠이 잘 안 온다”, “기운이 없다”, “내가 실패자 같다”는 문항에 높은 점수를 표시했습니다. 결과는 ‘중등도 우울 가능성’이었고, 검진의사는 근처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을 권했습니다.
④ 정신건강복지센터와 바우처 상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간단한 면담을 받은 A씨는 우울증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듣고,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을 안내받았습니다. 몇 차례 상담을 받으면서, 퇴직 후 상실감과 경제적 불안이 우울의 핵심 원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⑤ 생활 리듬과 의미 활동 회복
상담사는 A씨에게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하루 20분 걷기, 주 2회 동네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컴퓨터 교실 참석을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두 달쯤 지나자 잠이 조금씩 좋아지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감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금 A씨는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 혼자 끙끙 앓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친구들에게도 검진과 상담을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10. 꼭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
-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우울증이 의심되거나 자살 생각이 든다면, 즉시 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 상담 서비스를 통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지체 없이”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 “죽고 싶다”는 생각이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자주 떠오를 때
- 유서 작성, 재산 정리, 오래된 지인을 갑자기 찾아다니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이 눈에 띄게 나타날 때
- 술·약물 사용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위험한 행동을 반복할 때
- 인터넷 정보만으로 스스로 진단하거나 약을 임의로 조절·중단하지 마십시오. 치료의 종류와 기간은 개인마다 다르며,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 “정신과 약을 먹으면 평생 약을 끊지 못한다”는 말은 과장된 오해입니다. 국내 공공자료에서도 치료 기간은 개별 의학적 판단에 따른다고만 안내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적절한 치료 후 호전과 치료종결이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치료계획은 담당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11. 자주 묻는 질문(FAQ)
Q1.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없는데, 이 정도면 병원에 가야 하나요?
A. 자살 생각이 없더라도, 다음 중 여러 가지가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상담이나 진료를 권합니다.
- 기분이 대부분 우울하거나 무기력하다.
- 잠, 식사, 체력, 집중력에 뚜렷한 변화가 있다.
- 예전에 즐겁던 활동이 거의 다 귀찮다.
- “나는 쓸모없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이 정도면 심한 건가?”를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국가건강검진의 PHQ-9나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간단한 선별검사를 한 번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2. 정신과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우울증 치료 기간은 증상의 정도, 다른 질환 유무, 재발 경험 등에 따라 달라지며, 상당수는 몇 개월~1~2년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기도 합니다. 다만 약을 줄이거나 끊는 시점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하며, 임의로 중단하면 재발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Q3. 가족이 우울해 보이는데, 병원에 가자고 하면 화를 냅니다.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A. “당신이 문제야”라는 태도보다는, “당신이 걱정돼서 그래”라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요즘 당신이 많이 힘들어 보여서 걱정돼. 한 번 같이 상담 받아보면 어떨까?”처럼 제안하기.
- 처음에는 병원 대신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상담기관 같은, 상대가 덜 부담 느끼는 곳부터 제안하기.
- 정보를 미리 찾아보고, 동행을 제안해 불안을 줄여주기.
그래도 완강히 거부한다면, 우선은 비판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자살 생각이나 위험 행동이 보인다면, 당사자의 의사와 상관없이라도 긴급 도움(응급실, 위기 상담 등)을 요청해야 할 상황일 수 있습니다.
Q4. 경제적으로 부담이 큰데, 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A. 가능합니다.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와 같이 상담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고, 정신건강복지센터는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상담·사례관리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문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Q5. 행복하다고 느껴본 지가 오래입니다. 이 나이에 행복해지는 게 가능할까요?
A. 통계청의 행복 관련 연구를 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주관적 건강상태, 사회적 관계, 의미 있는 활동이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즉,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어도 건강을 관리하고, 관계를 이어가고, 작은 의미 활동을 늘리는 것을 통해 행복감은 충분히 변화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갑자기 0에서 10으로 뛰는 점수가 아니라,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더 고마운 것을 느끼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12. 마무리: 지금, 나와 가족에게 던져볼 두 가지 질문
이 글을 다 읽으셨다면, 오늘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스스로와 가족에게 다음 두 가지를 질문해 보셨으면 합니다.
- 요즘, 나는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0~10점 중에서)
- 요즘,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점수가 낮다고, 힘든 이유가 많다고 해서 괜찮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이 바로 우울증을 예방하고, 행복지수를 조금씩 높이기 시작해야 할 시기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정해 보십시오.
- 국가건강검진 예약 전화를 한 통 넣기
-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 안부 문자 보내기
- 동네 정신건강복지센터 전화번호를 메모해 두기
- 잠들기 전, 감사한 일 세 가지 적어보기
우울증은 예방할 수 있고, 행복은 훈련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과 가족의 마음 건강을 지키는 데 작은 안내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필자는 은행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금융·연금·복지 제도를 현장에서 접해 왔습니다. 퇴직 후에는 직접 겪은 마음의 흔들림과 회복 과정을 바탕으로, 50~70대가 실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은퇴 설계와 건강·심리 정보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복잡한 제도와 숫자 속에서, 독자님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평온한 노후를 준비하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은퇴 후 30~50년,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만큼 노후 재테크니 수익률이니 여가활동, 인생 2막 모두 다 부질없어질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생활 설계” 블로그는 노후 건강을 1순위로 보고 건강정보를 꾸준히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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